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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순

뱀술


2017-2020.09.27

디지털 작업
17.6*25cm

안녕하세요. 공포만화 뱀술을 전시한 김철순입니다.

에세이는 처음 써보며 평소에 글을 잘 쓰지 않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어느샌가 흥분을 좀 해서 제 의도보다 무언가가 과시되거나 과장되기 때문입니다. 차분한 마음을 유지하는 건 남들에게 보여주는 글을 쓸 때 중요한 거 같습니다. 어떤 글을 써야 하나, 나의 일상,작품에 대한 설명을 써야하나 고민하는 중입니다.

 

에세이를 작성하는 현 시점으로 만화는 약 70퍼센트 정도 진행됐습니다. 저로선 여러분이 완성된 만화를 읽고선 제 에세이를 읽게 될지, 미완의 만화를 보고선 제 에세이를 읽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요즘 일상이 굉장히 바쁜중인데, 이런 말을 해놓고 작품이 미완성이면 그것에 대한 변명이 될 거 같아 걱정입니다.

 

콘티를 같이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제작 과정에서 콘티대로 진행된 것은 극히 일부 입니다. 원래가 즉흥적인 성격이라 계획대로 안 진행하는 편이지만, 3년의 텀이있는 콘티라 그런지  저의 그런 성격이 폭주하면서 아주 다른 만화가 그리려졌습니다. 덕분에 분량도 잔뜩 불어나서 일정 역시 이렇게 위태로워졌습니다 ㅎ

 

만화의 내용 역시 계획에 없던 인물간의 관계나 장면 등이 추가되어 폭주한 전반부를 수습하듯 열심히 나머지 30 퍼센트를 그리고 있습니다. 남은 분량 역시 그리는 과정에서 제가 또 어떤 욕심을 부려 분량이 늘어날지 모를 일입니다.

 

전시가 시국 탓에 여러번 오픈이 미루어졌는데, 그때마다 ‘그러면 이 장면을 추가해볼까?’ 하면서 분량이 늘어났습니다. 일정은 위태로워졌으나 뭔가 생생한 작업을 하는 기분은 재밌던거 같습니다. 

 

그리다보면 제가 제 만화를 읽어보게 됩니다. 이 만화가 생명력에 관한 만화로 읽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나름 전시랑 어울리는 만화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는데 좀 철이 없는 생각같네요. 다음 작업은 더 차분히 완성시켜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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