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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루에기384001>, 임채림, 공업용 pvc, 캔버스 위에 스프레이 페인트와 아크릴, 가변사이즈, 2020
성다슬
토끼
2018~2020
*ATTRACTION, 2020, 종이에 인쇄, 가변크기
*Rabbit, 2018, 판넬에 아크릴, 72*53cm
<토끼>
토끼라는 고요하고도 귀가 큰 동물은 살아서 교감을 나누다가 죽어 떠난 이들을 칭한다. 토끼는 나의 일방적인 물음을 묵묵히 듣기만 한다. 그는 다시는 대답하지 않는다. 토끼를 그리고, 토끼에 대한 이야기를 상상하고, 토끼에게 편지를 보내며 죽은 것들을 마음속에서 살려내려고 애써왔다. 나무 판넬에 매끄럽게 그려진 산과 들, 그리고 호수에 머리를 담근 토끼들은 내 안에 있다. 그들은 자신의 죽음조차 다시 말하지 않는다. 나는 토끼에게 묻고 토끼 대신 말한다. 죽은 토끼는 세상에 없다.
<ATTRACTION: 토끼를 위한 놀이공원>을 통해 나는 삶의 한 곳에 죽음을 위한 자리를 만들었다. 나는 토끼를 위한 커다랗고 깊은 굴을 팠다. 이곳에는 보송한 털과 큰 귀 등 토끼의 흔적으로 만들어진 놀이기구가 있다. 그것이 토끼는 아니다. 단지 나와 그의 어설픈 손 잡기이다. 놀이공원이라 칭한 그곳은 토끼를 위한 나의 애도의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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